허무 / 이지영(1944~ )

백우시인 | 입력 : 2018/06/08 [03:35]

   
허무
   이지영(1944~ )



삶에 열중한 인생들아
결국 네가 찾던 것은 허무뿐
삶의 증인
생의 마지막 페이지엔
허무
세상 떠난 후
남는 것은
맨주먹 흙뿐

 
안재찬 시인의 시 해설/ 

한 생명이 어머니 뱃속으로부터 이 세상 나와서 이런저런 모양으로 한 세상 살다가 누구나 한줌 흙으로 돌아간다. 성서에는 본향으로 돌아간다고 가르친다. 육신은 땅에 영혼은 하늘로 간다는 의미다. 가진 자나 못가진 자나, 배운 자나 못 배운 자나, 신분의 상하 관계없이 누구나 동일하게 맨주먹으로 간다. 재벌회장도 전직 장관도 노숙자도 한푼 움켜쥐고 저 세상으로 떠날 수 없다. 본디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다. 주머니가 달려 있으면 천상의 세계로 출발 자체가 안된다. 가벼운 몸과 영혼일수록 하늘은 반겨 맞아준다.


사람들은 천년만년 살 듯이 더 많은 권력과 더 많은 부를 쟁취하기 위하여 이웃을 모함하고 짓밟고 삿대질하기 일쑤다. 너를 죽여야 내가 산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가서는 안될 길을 서슴없이 간다. 비정상이 정상을 제압하며 큰소리치는 사회 속에서 생존을 발버둥치고 있다. 성실히 땀흘리며 잰걸음으로 살아가는 보통사람들을 절망에 빠뜨린다. 목적달성을 위하여 전투적인 삶이 순수한 삶을 농락하고 지배한다.시인은 생의 끝자락에는 허무가 기다리고 그 허무는 맨주먹으로 표상된다.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가는 인생을 성찰하는 시편이다. 덧붙여 ‘헛되고 헛되니 헛되도다’ 전도서가 전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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