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희칼럼] CEO의 `내 탓이오`는 삼복더위도 물리친다

백우기자 | 입력 : 2018/06/30 [11:15]

 

▲     © 네트워크신문편집국

 

 

느긋하거나 조급한 것도 아닌데, 낮의 길이가 길었던 하지(夏至)도 지나갔다. 날씨도 덥지만, 안팎 세상 돌아가는 것도 식은 땀이 흐를 정도다.

 

폭풍전야처럼 남북의 관계가, 예측불허의 얼굴로 역사의 면전에 섰다. 국제적인 분위기는 앞이 잘 안 보이고, 법정개원일을 앞두고 '네 탓 공방'에 혈안이 된 여야 국회의원들 때문에 더 무덥다는 사람도 많다. 이렇게 무더운 것은 날씨 탓이라기보다는 철학 없이 그들을 뽑아 준 내 탓이다.

 

제갈량(諸葛亮)의 출사표(出師表)에 담긴 천금 같은 의미를 잘 모르는 탓도 있겠지만 너도 나도 지방의회 의원이 되겠다고 출사표'를 내던지는 정치인들 때문에, 다가 올 청포도 7월이 후덥지근해진다.

 

그러나 자신의 능력과 한계를 아는 자는 결코 남을 원망하는 법이 없다. 남을 탓하지 않고 원망하지 않는 것은 글로벌 리더의 핵심적이고 기본적인 덕목이다. '너 자신을 알라'는 소크라테스의 말과 일맥상통한다.

 

도문학(道問學)을 통한 자아완성, 혹은 자아실현(self-realization)의 궁극적 단계다. 일찍이 공자는 뜻을 이루지 못하고 조국인 노(나라에 돌아와 제자인 자공에게 '자신을 알아주는 이는 하늘 뿐(知我者)其天乎)'이라면서 '불우인(不尤人), '남을 탓하지 않음에 대해서는 자신이 있다'고 주유천하의 회한을 표출했다.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내 탓이오'의 원조(元祖).

 

'잘못을 자신에게서 찾는다'는 뜻의 반구저기(反求諸己)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여기서 '모두 제'()''로 읽으며 어떤 일이 잘못되었을 때 남을 탓하지 않고 원인을 자기 자신에게서 찾아 고쳐 나간다는 의미다.

 

중국 하()나라의 시조인 우()임금의 아들 백계(伯啓)의 고사(故事)에서 유래되었다. 우임금이 하나라를 다스릴 때, 제후인 유호씨(有扈氏)가 군사를 일으켜 쳐들어 왔다. 우임금은 아들 백계로 하여금 군대를 이끌고 가서 싸우게 하였으나 참패하였다. 백계의 부하들은 패배를 인정하지 못하여 다시 한 번 싸우자고 하였다.

 

그러나 백계는 '나는 유호씨에 비하여 병력이 적지 않고 근거지가 적지 않지만 패배하고 말았다. 이는 나의 덕행(德行)이 그보다 못하고, 부하를 지휘하는 방법이 그보다 못하기 때문이다." 요샛말로 자신의 리더십 부재를 스스로 탓한 것이다.

 

그는 또 말한다. "그러므로 나는 먼저 나 자신에게서 잘못을 찾아 고쳐 나가도록 하겠다."며 싸우기를 중지했다.

 

이후 백계는 더욱 분발하여 날마다 일찍 일어나 배우며 일을 하고 검소하게 생활하며 백성을 아끼고 품덕(品德)이 있는 사람을 존중하고 아꼈다. 이렇게 1년이 지나자 '유호씨'도 그 사정을 알고 감히 침범하지 못하였을 뿐 아니라 결국 백계에게 감복하여 귀순하였다.

 

손자병법을 아우르는 핵심 키워드인 싸우지도 않고 이기는 진정한 승리다. 이로부터 '반구제기(反求諸己)'는 어떤 일이 잘못되었을 때 그 잘못의 원인을 자기 자신에게서 찾는 말로 인용되고 있다. 우리 말 '내 탓이오'라는 의미를 관통한다.

 

나와 상관없는 것 같지만 세상을 살다 보면 원망하고 싶은 일들이 참 많다. 호불호를 떠나 때론 가까운 지인들과의 인간관계에서도 힘들고 어려운 일이 닥치기 마련이다. 누군가와 의견충돌이나 섭섭한 일이 있다면 그 즉시 먼저 사과할 일이다.

 

나중에 내가 잘못되었으면 잘한 것이고 상대가 잘못되었으면 상대로부터 존경받게 될 것이다. 이렇듯 자신이 누구이며 어떤 '페르소나'를 갖고 있느냐는 '내 탓이오'의 힘으로부터 분출된다. 영향력 있는 리더가 내뿜는 '내 탓이오'의 경쟁력이다.

 

'내 탓이오'''한 자각은 미덕이 아니라 성공인생의 지혜로운 삶을 이끄는 선제(先制) 대응의 자성(自省)코드인 것이다.

 

유불리의 경계를 벗어나서 내 안에서 구하기 보다는 소인배처럼 '네 탓'이라고 억지를 부리는 편협하고 옹색한 나를 단속하면서 '내 탓이오'의 힘을 되새김질 해본다. 조근조근 잘근잘근 되새김질하는 동안 더위는 물러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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