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간 달마도 그려온 범주 스님

참선과 작품 활동은 다르지 않아 달마도 관람도 수행의 일종

네트워크신문편집국 | 입력 : 2009/05/16 [10:19]

 "참선과 작품 활동은 불이(不異)합니다. 달마도를 그리려면 참선과 수행으로 달마의 뜻과 모습에 근접해야만 그 기운이 그림에 배어들고, 그래야만 보는 이도 맑은 기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출가 뒤 37년간 달마도를 그려온 범주(65) 스님은 12일 기자들과 만나 수행의 한가지 수단으로 달마도를 그리는 것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하면서 "맑고 밝은 기운을 전달함으로써 불교의 정신도 널리 알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1966년 홍익대 미대를 졸업하고 "예술과 인생을 제대로 알고자" 전강 선사를 스승으로 삼아 출가했다. 이후 여러 선방에서 수행하다 해외 포교로 널리 알려진 숭산 스님을 만났고, 미국으로 건너가 보스턴과 뉴욕, 로스앤젤레스(LA) 등지에서 포교하며 LA 달마사에서 주지를 지내기도 했다. 1989년 귀국한 뒤에는 충북 속리산 인근 달마선원에서 머물고 있다.
 
범주 스님은 옻칠이 제대로 이뤄지면 1천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뛰어난 보존성에 착안, 달마도나 포대화상 등을 종이에 그린 뒤 옻칠을 하는 칠선화(漆禪畵) 구현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옻칠은 습도가 안 맞으면 한 달이 넘어도 마르지 않지만 일단 마르면 흑색에서 고동색, 갈색 등 색이 다양하고 습기와 벌레를 막는 등 보존 효과도 뛰어납니다. 그 덕분에 달마의 '맑은 기운'이 오랫동안 지속하는 것이죠"

옻의 독성 탓에 작업할 때는 긴 옷은 물론, 마스크와 보안경을 껴야 하고 자칫 옻이 한 방울이라도 몸에 튀면 독이 오르는 어려움을 겪지만 그는 "옻이 오르는 것 또한 수행의 한 과정"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붓글씨에 '문자향(文字香) 서권기(書卷氣)'란 말이 있듯이 달마도에도 분명 선기(禪氣)가 있습니다. 수행 없이 그린 그림에는 미신의 기운(神氣)과 사악한 기운(邪氣), 탁한 기운(濁氣)이 있기 때문에 참선과 수행이 그만큼 중요합니다"

이어 "달마도에 담긴 맑고 밝은 기운을 느끼려면 보는 이의 마음도 중요하다"며 "마음의 때부터 닦아 내야 달마에 담긴 기운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달마도 관람도 수행의 일종"이라고 덧붙였다.
범주 스님은 칠선화(漆禪畵)와 도자기에 달마를 그려 넣은 선(禪)다기 등을 모아 20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전시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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